아낙의 농사일지

[스크랩] 시간과 상관없이 같은 품삯을 준 주인의 이야기

꽃아낙 2013. 7. 19. 10:59

 

시간과 상관없이 같은 품삯을 준 주인의 이야기 


 


한 농장 주인이 아침 일찍 일꾼 구하는 용역사무실을 갔다.
마침 한 사람이 있어
일당 5만원을 주기로 합의하고 데리고 와서 일을 시작했다.
점심 때가 되어가는 데 아무래도 일이 양이 많다.
다시 가서 일감이 없어 못나가고 대기하는 사람이 있어 데리고 왔다.
알아서 적당한 일당을 주기로 하고..



해가 얼마 안 남았는데
아무래도 다들 힘도 부치고 끝내기가 어려워 보여 다시 연락을 했다.
마땅한 일도 없고 나이도 많아서
불려가지 못한 사람이 있는데 안 되겠냐고 한다.
좋다고, 보내달라고 해서 와서
한 시간 정도 일을 하고 마무리가 되었다.

 



주인은 품삯을 주려고 봉투에 담는데
자꾸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비록 한 시간 밖에 일을 안 했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은
하루치 양식이 필요할 것이 아닌가?
더구나 나이가 많으니 분명 식구도 적지 않으리라.
그래서 일당 5만원을 다 넣어서 주었다.
그러고보니 중간에 온 사람만 반을 줄 수는 없었다.
결국 세 사람 모두 5만원씩을 넣어서 수고했다고 주었다.



문제는 그때 생겼다.
아침 일찍 와서 종일 일한 사람이 봉투를 집어 던지며 투덜거렸다.
‘세상에 이런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냐고!’
‘종일 일한 사람과 한 시간 일한 사람을 똑같이 주면
어느 누가 억울하다고 안하겠냐고!‘



주인은 조용히 불러 말했다.
‘당신과 내가 아침에 합의 본 금액이 오 만원이었고,
약속대로 지불했는데, 무슨 잘못이냐고‘
‘더구나 당신이 혼자 많은 일을 다 해야 할 지경인데,
너무 무리 같아서 사람을 두 명이나 더 불러서
일이 쉽도록 해주었는데 왜 그러냐고,‘



그 사람은 아마도 앞으로 계속 불러줄 수도 있는 일자리를
날려버린 것일지 모른다.



그랬다.
남을 보면 자기가 억울해보였지만,
자기를 돌아보면 약속대로 받았고, 일도 덜어졌으니
분명 기쁘고 감사할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종종 시선을 내가 아닌 남에게 두고,
안이 아닌 바깥에 휘둘린다.
그래서 간신히 얻을 평안과 기쁨을 미련스럽게 한방에 날려버린다.

 



[마태복음20장1-4절 - 포도원에 일한 일꾼들,
시간과 상관없이 같은 품삯을 준 주인의 이야기]


- 김재식 / 출처 : 해와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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