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한(雪寒)의 개울물소리는 더없이 청아하고
존재감을 싣어
어제처럼 모난 돌맹이들을 헤집는구나.
아침나절
자연이 펼쳐놓은 부페밥상에 수저대신
톱자루 낫자루 챙겨
등걸 한 짝 삭정이 몇 가지의 포만으로 돌아오거늘
자연에선
쉬이 데워지고 쉬이 식어지지않는 일상속에
억척이 꾸역꾸역 살아나고
몇 십분의 노동에 달아오른 카타르시스!
칠흑같은 어둠에
날 선 더듬이의 촉각으로 내딛는 한 발자국의 육중함은
한낮의 해맑은 공허로 흩뿌려져도
경쾌한
걸음걸음엔 콧노래가 허밍되네
살아있음에
귀농 3년차 이방인으로 삶!
내인생의 요약을 궁금해 할 그들에게
치러지는 홍역!
질곡된 삶들을 뭉게고 짓이겨 오색 가래떡이되어도
이면지에 써지는 습작이 아닐테니
그저
바람소리 매섭게 후려쳐도
잃어버린 퍼즐을 새삼스레 맞출 이유는 없다
어우렁 더우렁
벗삼는 광풍 속 부르스의 몸짓처럼
가고 오고, 떠나고 남고
세월속에 굳어버린 딱정이 삶일지라도
찰지게 걸어지는 나의 길
마른들판을 거닐며
씨~익 웃어본다
생명줄에서 풀어진 알갱이가 아닌
그냥
숨쉬고 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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