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나 _()_ 86

공허

소나기는 간간이 쏟아지고 왠종일 호우소식에 나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진 것을 잠깐의 방만에 어제의 추억도 빛바랜 기억도 하얗게 지워지고 순간 엉거주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멍-- 이순간까지...라고 마침표를 찍어야 하나... 가슴 속 흙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아나로그적 시절엔 어떻게 살았을까? 멍청하기짝이 없는 나의 실수에 얼마간은 허허로움으로 차 있을 것이다 그 간 차곡차곡 적립해 둔 모든 생동감들이 한순간 미아되어 허공에서 울부짖을지 스믈네시간이 지나도록 쓰라림이 온가슴을 휘감는다 내겐 소중한 컴퓨터의 자료 떠나보내고 난 또 바보가 되었다 텅 빈 깡통 속을 또다시 채워가야하는 숙원! 2014년 7월 24일 목요일 장마에 추억을 떠나보내고

내안의 나 _()_ 2014.07.24

느리게 ..더 게으르게

숨이 헉 헉 거리도록 발걸음이 맘보다 더 앞질러 간다 못잊어서 더 그리운 인정 조금만 더 천천히 걷고 또 걷고 근육들은 서로 불평하지 않고 이해와 용서를 통해 조화롭게 움직인다 내 몸은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변덕과 까다로운 요구로 나를 괴롭히지 않기에 내 몸이 게으름을 부려도 화내지 않고 용서한다 숨을 쉬고 생물학적 숙명 때문만은 아니고 세상을 들이마시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난 적어도 자유롭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지금 나는 어디론가로 천천히 가고 있기에 더 이상 같은자리에 머물길 원치 않는다. 2014년 7월 4일 게으른 오후

내안의 나 _()_ 2014.07.04

그냥

그냥 얼마간 세월이 흘렀는지도 모를즈음 낯선 한통의 전화벨이 울린다 가물한 수많은 저장된 번호중의 한 사람 그리 친하지도 질긴 인연도아닌 그냥 아는사람 정말 무심결에 무의식으로 누구지? 잠깐의 망설임! 여보세요?라고 말하기도 전에 먼저 이름을 부른다 잘 지냈냐고? 그런데 뜬금없는 나의 대답이 우습다 왜 ? 어인이로 전화를 다주시고?하며 어쩜 그냥 그간의 무심함이 스쳐가는 섭섭함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그냥 더 우스운건... 전화 왜 했냐니까? "그냥".....이랜다 허허허 우린 때론 하릴없는 것 같이 느껴지는 그냥이라는 것이 여유롭고 한가함으로 다가오는 느긋함 어쩜 그냥 내 생각으로 잠깐 채워졌을 시간들 이른아침부터 시끌벅적하던 모내기도 얼추 끝나고 고요속에서 덜깬 아침을 맞이하니 그냥...이란 말이 뇌리에..

내안의 나 _()_ 2014.05.27